※ 본인의 뇌입어 블로그에 작성한 포스트를 그대로 따왔음. ㄳ
※ 저 밑에 예시로 나온 어떤 분들은 사실 이글루스 블로거 님들이심. 어쩌다가 내가 그분들 의견 보고 인용하기에 좋다 싶어서 끼워 넣었음. 근데 이것도 허락 받아야 하나;;;; 음.
최근 개인신상정보 유출 사건이 잦은 가운데, 주민등록번호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내가 직접 설명해주마. 뉴비들은 그저 무릎 꿇고 날 찬양하도록. 엣헴.
일단 동사무소에서 무슨 사무를 보든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주민등록번호이다.
대리인일 경우, 위임자의 주민등록번호는 반드시 숙지해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가족들의 코드 정도는 외우고 있는 것이 좋다.
이거다.
사실 내가 맡고 있는 세무 쪽도 그렇지만, 민원대 쪽으로 가면 더 자세히 나온다.
뭐가? 개인신상정보가. 입력만 되어 있다면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서 주소, 전화번호, 가족관계는 물론이고 연결된 가족들의 개인신상정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왜냐고? 주민등록번호가 나오거든. 이건 뭐 오나전 마법의 코드임. 하앍.
생각해봐라.
우리는 당신이 어디서 태어났는지(본적지), 부모는 물론 조부모는 누군지(조금 더 알아봐야 하는 귀찮음이 있지만), 어디에서 살다 왔는지(거주지 이전 기록), 누구와 살고 있는지(동거인도 나온다) 까지 알 수 있다. 마법의 코드만 있다면 말이다!
게다가 이 마법의 코드는 너무 우습게 관리된다.
주민등록증 발급/재발급 신청을 한 사람들의 주민등록증은 어떻게 관리되나? 그냥 사용하기 편한 케이스에 넣고 ㄱㄴㄷ 순으로 정리해서 쓴다. 뭐 거창한거 없다.
더 중요한 거주지 이전 기록은 어떻게 보관될까? 따로 정보보관실 따위 없다. 그냥 동사무소 한 켠 책장에 남여로 나누어 주민등록번호 순으로 정리해놨을 뿐이다.
프로그램은 어떤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서 거주지 이전 신청을 미처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조금의 번거로움만 감수하면 추적이 가능하다.(주소불명 상태의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직권말소자(장기체납, 혹은 불법전출입으로 일괄 말소된 이들)나 사망말소자(사망하여 말소 처리된 이들)까지도 나온다. 죽어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글루에서 그와 관련된 글들을 찾던 도중 이런 댓글을 봤다.
Type 1. 〈영국인 친구에게 ‘한국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식코드가 부여되서, 죽을 때까지 따라다닌다. 그 코드 하나만 있으면 모든 걸 알 수 있다.’라고 말했더니 얼굴이 햐얗게 질리면서 ‘거짓말이지?’라고 되묻더라.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따지지마라.)
Type 2. 〈아는 분이 개인정보유출을 우려해 주민등록번호 없이도 가입 가능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왜 여기에는 주민등록번호 입력창이 없나요? 여기 이상한 거 아님?’이라는 건의가 빗발쳐서 결국 주민등록번호 입력창을 만들었다고 하시더군요.〉
위에 type 1에도 등장하지만 이런 주민등록제는 외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거기서는 웹사이트 가입할 때, 개인인증번호라는 뭐 어쩌고 코드를 나눠준다지? 그걸 입력하면 주민등록번호 따윈 없어도 된다고. 아마 그런 문화가 정착되어 있었더라면 type 2의 홈페이지 관리자 또한 그런 곤욕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분이 그러시는데, 주민등록제의 역사는 박통이 암살된 직후 생겨서 현재 약 40년 쯤 되었다고 한다. 편리한 간첩 색출을 위한 방편이었다고. 그런데 그러던 것이 어느샌가 그 영역을 확장해서 주민등록번호=개인신상정보총람 정도가 되어 버렸다. 어마어마하게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간혹 어떤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생체삽입형 개인식별 코드칩’따위가 생겨서 모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는 미래가 온다. 라는 소릴 지껄이기도 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그것이 바로 현재 한국의 모습이다. 생체삽입형이 아니다 뿐이지, 필수불가결의 존재는 맞거든. 그것도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정부는 이번 개인신상정보 유출 사태와 청와대 해킹 사건의 교훈을 잊지 말고 주민등록제를 폐지하거나, 더 엄중한 단계별 관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말 하루에도 열 통 가까이 날아오는 스팸문자를 볼 때마다 불안해서 못 살겠다.
특히나 요즘 들어 듣보잡스러운 곳에서의 스팸문자가 늘고 있다. 젠장.